2019. 3. 2. 09:44
휴고 : 2010
[포스터]

[감상]
001 영상미와 완성도
002 오마주
#001 영상미와 완성도




왓챠에서 #영상미, #완성도, #판타지 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나온 영화였다.
좋아하는 키워드가 전부 들어가있고, 소년소녀가 주인공인 영화는 어떤 내용이든지 꽤 발랄한 전개, 어찌됐든 교훈적이고 괜찮은 결말로 끝나니 믿고 보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하면서 나오는 역의 모습 하나하나가 전부 신경썼다는 티가 나고, cg라는게 티가 나긴 했지만 극장에서 봤다면 흡입력이 괜찮았겠다 싶은 정도였다. 태엽이나 톱니바퀴, 시곗바늘, 온갖 두께의 파이프와 나사들로 이루어진 지동인형과 배경, 할아버지의 장난감 가게 모두 비어보인다든가 하는 점 없이 빼곡히 예쁘게 꾸며져있어서 초반부를 다시 켜서 캡쳐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무난하게 꾸몄다는 생각도 들지만, 휴고가 지내는 방이나 할아버지의 장난감가게, 역은 정말 작은 것까지 잘 챙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보다가 할아버지의 집을 보면 역시 이쪽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것인지 다소 휑한 느낌이었다. 생활감이 덜 느껴진다.
두 곳 모두 잘 꾸며져있지만, 휴고가 살고있는 무채색의 칙칙한 시계탑 내부와는 달리 항상 포근포근한 색감을 유지하는 기차역이 대비되는게 맘에 들었다. 휴고가 자동인형에 애착을 갖는 것도 그런 대조적인 환경에서 유일하게 바깥의 색감을 닮은 것이라서 그랬던게 아닐까 싶다.
금속 재질이 들어간 모든게 너무 예쁘게 잘 나온다. 노란 조명을 받아서 구릿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게 보고있으면 잠깐 스팀펑크 쪽 뽕이 찰 정도로 예쁘다.
#002 오마주



영화의 시작점과 역사를 담아낸 영화.
거장이 거장에게 바치는 찬가, 라는 말이 있던데 다 보고나면 납득 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한 잡지식이 는 기분.
그저 휴고라는 캐릭터가 가진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달려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라는 장르를 처음 만들어낸 인물에 대한 감사와 찬가를 담은 영화였다. 영화의 역사를 무겁지 않게 담아내서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해 할 수 있었다! 영화는 꾸준히 발전했을 줄 알았는데, 탄압 받았다거나, 암흑기가 있었다든가 하는 것들을 알게돼서 흥미로웠다. 사라지는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 찍은 필름을 손수 잘라버리고 이어붙인다는 점이 소소하게 웃겼다. 당연한건데 그걸 일일이 자르고 이어붙인게 몇십명이나 보는 영화의 제작스토리라는 점이.
영화를 하고싶어서 카메라 제작 방법을 모르는데 어깨너머로 본 지식으로 자기만의 카메라를 새로 만들었단 얘기도 신기했다. 진짜일지 어느정도 픽션일진 잘 모르겠지만. 원리는 초등학교 때도 배우니까 할 수 있긴 하려나 싶다.
[사담]
초반에 조르주 멜리에스 역의 할아버지가 노트 뺏어가서는 절대 돌려주지 않으려고하는 부분이 이해 할 수 없었다. 스토리 상 그래야됐다든가 하는 이유가 있기야하겠지만, 그건 날강도가 아닌가.?
이터널 선샤인 : 2004
[포스터]

[감상]
001 구성
002 소재
#001 구성


초반부는 그러니까 오프닝이라는 느낌의 구간을 지난 뒤부터는 엄청 루즈하고.. 재미 없었다. 로맨스 영화란 자고로 캐릭터에게 정을 붙여야 재밌는데, 난 서양인 캐릭터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 과정이 특히나 지루하다. 하지만 나는 특이한 외관의 인물에게 언제나 사랑에 빠지는 관계로 클렘을 계속 주시했다. 그녀의 시원시원함과 충동적인 그렇지만 사실 어느정도 확실한 알맹이와 선이 있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으므로, 끄지 않았다.
어떤 구성인지 말하는 것 자체가 스포가 되니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영화 끝까지 보고나면 알게되는 그 장면의 연출이 정말 좋다. 마무리가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또 내가, '몰랐다!' 라고 느낄 때의 순간이 재밌다.
전체적으로는 뚝뚝 끊긴 필름을 하나씩 집어보는 느낌인데, 기억의 단편을 본다든가, 어떤 일을 추억하는 일은 언제나 그런 법이지 않을까. 산만하고 정신없긴 하지만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기억을 지우기 위해 기억을 하나씩 돌아보는 일. 그리고 결국 필연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 펜시브를 계속, 계속 사용하면 이런 느낌일까? 이 영화가 원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집중하기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002 소재



기억에 관련한 소재로 졸업작품을 하고싶던 와중 우연히 알게 돼서 찾아본 영화다. 유명한 영화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로맨스 영화라서 보지않았던 작품인데, 한번쯤 볼만한 영화다. 원하는 기억을 삭제해준다니, 흥미로운 일이다. 이 영화처럼 원하는 기억을 지울 수는 없지만,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데 (2012) 언젠간 정말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할 수 있다면, 나도 이 서비스를 신청하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나쁜 기억은 가지고있어봐야 좋은게 없으니까. 기억이 사라지면 관계는 어떻게 되는걸까? 당연하게도 기억이 없다면 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의 의견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이 의견도 나는 재밌다고 생각한다. 가끔 언급되는 철학적 문제 중에 하나인 '본체와 가장 닮은 것은?' 이라는 질문에 나와 다른 대답을 하겠지.
생각나는 기억이 없다고해서 무의식까지 완벽하게 제어 할 수 있을까? 만약 무의식까지 철저히 지워버렸다고한다면 같은 사람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계기로 만나더라도 다른 관계가 될까? 사라지는 기억 사이에 아주 작은 무의식, 기억의 조각을 숨길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하면, 저 생각이 날 수 있도록 말이다. 기억에 관한 소재는 언제나 재밌다.
[사담]
루즈한 그 시기에 패트릭이란 이름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많이 나온다. 나는 의미없이 같은 말을, 같은 행동을, 같은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고, 자꾸 불러대는 그 상황이 너무 산만해서 다시 본다면 앞부분은 다 자르고 중간부터 볼 생각이다.
자작 캐릭터가 기억 상실에 관한 설정이 있어서 기억과 관계에 대한 생각을 자주했는데,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 퍽 즐거웠다.
캡틴 마블 : 2019
[포스터]

[감상]
001 히어로 영화의 재발견
002 캐롤 댄버스
003 페미니즘
#001_ 히어로 영화의 재발견


나는 진실로 말하건대,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의 모든 히어로물을 싫어하며 마블의 영화를 지금껏 단 한편도 끝까지 시청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밝힌다. 이는 내가 원래부터 히어로물에 미친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태생이든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하든 이레귤러의 힘을 가진 영웅이 적을 해치우고, 세상을 구하는 스토리 정말 뻔하고 재미없고 신선함이라고는 하나도 없으며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실 여전히 다른 히어로물은 조금도 관심 없고 앞의 편견과 다를 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캡틴 마블은 정말로 나에게 러닝타임 내내 짜릿짜릿한 전율과 감동 드라마를 선물했다. 앞의 것들과 다른 것을 찾자면 내가 그 캐릭터에게 이입 할 수 있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히어로 영화를 단 한번도 보지않은 것은 아니다. 보긴 봤다. 하지만 45분이면 주인공도 흥미 없어지고, 전개도 식상하고, 캐릭터와 주변의 관계성도 스테레오 타입뿐이란 감상과 함께 질려서 관둔 것이다. 캡틴 마블에서 보여주는 관계들은 지금껏 영화에서 본 것들과는 달랐다. 먼저, 주요 인물과 히어로에 속하는 캐릭터가 전부 여성이었고, 노인, 흑인, 어린이 등 여러 타입의 여성 캐릭터를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다음은 히어로의 가치관인데, 이는 다음에서 또 한참 얘기해보기로한다.
액션이나 외계인 또한 절대절망적으로 식상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캡틴 마블이 이걸.
악당으로 나오는 종족의 사악함을 묘사하는 것과 괴랄한 생김새를 보고 '흔히' 봐온 익숙한, 그러니까 식상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이번엔 또 우주 난민이다. 이 영화는 정말 온갖 다양성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그 다양성 때문에 영화가 산만해지는 일은 또 없다. 어떻게 이런 명작이..? 내 평생 마블 영화에 찬사를 보낼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엄청난 파급력으로 개봉했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정말 칭찬할만하다. 마블 영화 잘하네. '액션' 키워드가 들어가는 영화는 일단 거르는 사람인데, 캐롤의 액션 전투씬은 꿈에서도 보고싶을 정도로 푹 빠졌다. 캡틴 마블이 신나하는 장면에 나도 노래방가서 소리지르고싶을만치 통쾌하고 시원했다. 더 싸워~~!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건 사실 싫어하는게 아니라, 맘에 드는걸 못 찾았을 뿐인거라고 다시금 생각한다.
#002_ 캐롤 댄버스


난 네게 증명할게 없어.
캐롤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하고싶은 말이 온마음 다해 1억 2천자는 거뜬한데, 글로 다듬으려니 두서 없을 것 같아 간추리기로한다. '여자'는 언제나 가치가 입증 되어야만 그제서야 한사람의 몫을 하는건가? 남자들이 생각하기에 여자는 한 개인으로서 보편적인 인권 존중을 받으면 하늘이 무너지나? 캐롤은 엄청난 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명하라느니, 통제가 미숙하다느니 하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살아야했다. 자신의 힘에 대한 제어력을 증명하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지만 영화 마지막, 캐롤은 증명할게 없다 못박는다. 정말 너무 신나고 좋아서 극장인데도 물개박수가 나왔다. (소리 안냈으니 민폐 아니었다! ^-^)
또 유명한 '그 장면'은 진짜 내가 12차를 뛰어도 13번 눈물 나올 감동적인 장면이다. 이미 sns에서 수차례 봤던 장면이지만, 극장에서 캐롤의 서사를 이해하고 다시 보는 그 장면은 입을 틀어막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무게감이 있다.
#003_ 페미니즘


'여자라서' 캐롤이 듣는 모든 대사는 그 히어로가 가진 약점(이렇게 부르는 것도 진짜 웃긴데)을 부각하기 위한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여자는 그냥 여자라서 언제나 낮게 불려지고, 낮게 평가되고, 낮게 대우 받는다. 캐롤은 그 모든 대사가 아주 짜증난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에 순응하는 일이 없다. 영화 극 초반부터 '여자는 조종석에 안어울려' 라는 대사가 나오는 스크린을 문장 끝맺기도 전에 날려버리는데서 알 수 있다. 영화 내내 남자 캐릭터가 아주 심플한 보조타입이거나 하찮고 쓸모없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단편적인 어떤 속성 하나로 주인공을 꾀어내거나, 얕은 수를 쓰거나, 주인공을 보조하는게 전부인 각종 소모적 여성 캐릭터를 떠올리게 해서 웃기고 짜증났다. 이 영화에 '별로 페미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말로 나불대는게 우스워서 대꾸할 가치도 없지만, 이걸 보고 페미니즘 아니라고하는건 그냥.. 해석력이 극도로 낮다고 밖엔. 모든 사람은 절대로 타인이 될 수 없으니 깊게 공감하는걸 기대하진 않는다만 지성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있어야하지 않는지?
[사담]
캡틴 마블 까면 사살
상영 중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한 상태의 외계인과(벌써 종족이름 까먹었음을 양해부탁) 싸울때 주변 모브들의 반응이 꽤 볼만했다. 약자를 폭행하는 장면에서 여러명이 다가와 비어스를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내가 사는 현실에선 그러지 않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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